CAFE DOLDOL
completed

location : palbok-dong, jeonju-si, jeollabuk-do

program : cafe

project phase : 2022

site area : 346㎡

built area : 175㎡

total floor area : 175㎡

photography : hong seokgyu

지역 산업의 쇠퇴와 도시로의 인구 집중화로 점차 가중되는 지방 중소도시의 소멸은 현대사회에서 사회적 문제로 늘 대두되고 있다. 축소되는 인구수에 비례해 발생하는 노후 건축물과 방치된 빈집은 지자체뿐만 아니라 공공의 해결 과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전주 팔복동 또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단지가 전주의 경제 부흥기를 이끌었으나, 거세게 불어닥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활기를 잃고 멈춘 채 방치되고 있었다. 지금은 빛바랜 영광만 남았을 뿐 노후된 산단은 시대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방치된 채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가동이 멈춘 공장과 오랜 세월 방치된 노후 건축물, 기울어진 담벼락은 더 이상 시간이 흐르지 않은 것처럼 팔복동은 그 시대의 향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전주시와 MBC 그리고 건축가들이 발벗고 나서 네 곳의 빈집을 활용하여 침체된 골목을 개선시키고, 마을 활성화를 위해 ‘반집살래3’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협업을 시작했다. 빈집 개선은 지역재생과는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지만, 골목과 마을에 활기를 더해 잠재력을 갖춘 유휴공간에도 영향을 뻗치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 

 

‘돌돌’은 네 빈집 중 유일하게 평지붕이면서, 특색없는 무채색의 철근콘크리트 건물이다.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출근길로 붐볐을 골목 한켠에 자리잡은 9개 단칸방으로 구성된 빈집이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하나둘씩 떠나 거리는 비워지고, 건물은 녹이 슬어 세월의 흔적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기울어져가는 건물과는 대조적으로 마당의 오동나무는 풍성한 잎을 펼치며 점차 커져가는 몸집에 비해 자리가 비좁은지 건물을 밀어내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작은 단칸방의 모듈로 구성된 협소한 공간을 탈피하고자 내벽을 철거하고 기존의 오래된 구조를 보강하며 새로운 구조를 신설하는 대대적인 작업을 진행했다. 건물은 마당 통해 각 방으로 들어가는 형태였으나, 터주대감과 같은 오동나무를 극적으로 보여주고자 일부 벽을 철거하여 진입로를 우회해 새로운 시퀀스를 만들고자 했다. 진입 마당쪽으로 나앉은 거석은 기존 출입구 공간을 차지해 사람들이 궁금증을 가진채 자연스레 발걸음을 좁은 진입로로 방향을 틀게 한다. 

 

좁고 어두운 진입로를 지나 마주하게 되는 중정은 지붕 슬래브를 비워내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며, 흔들리는 오동나무의 잎과 밝은 빛이 더해져 기존의 어두운 진입 시퀀스와 대비되어 예상치 못한 반전은 극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옛 건물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색다른 면모를 발견하는 재미가 더해져 흥미를 유발한다. 중정은 주방, 카운터와 카페공간을 자연스럽게 분리하며, 모든 공간의 동선이 교차되는 구심점이 된다.

 

마을 옛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고,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채 색다른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고민했다. 기존 건물이 가지던 질감을 그대로 수용해 마을 풍경에 이질감을 줄이려 했으며, 차가운 무채색의 외관과는 다르게 내부는 붉은 톤을 적용해 안과 밖의 색과 온도감의 대비를 통해 공간을 경험하는 사람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반전 있는 건물이 되고자 했다. 

 

처마가 깊게 드리워진 만큼 빛이 내부까지 들어오지 못해 어두웠던 실내공간에 전창과 고측창을 통해 시각적 개방감을 더해주며, 자연광을 내부로 끌어들여 어둡고 쓸쓸했던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각 동에 다양한 재료로 표현된 유선형 벽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빛에 의해 재료의 질감 표현이 더욱 풍성해져 공간의 묘미를 더하고 있다. 

 

이웃집 담장과 거석으로 둘러싸인 마당은 나지막한 무게감을 유지하면서도 팔복동 마을 한 켠의 예상치 못한 장소로 들어선 듯한 낯선 느낌을 준다. 옛 모습의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 마을 주민들은 공간의 변화에 오히려 흥미를 느끼며 골목에 찾아오는 활기를 반긴다. 마을 재생 사업은 단순한 지역 정비 사업을 넘어 지역 상권이 회복되고 주거지로서 활력을 되찾을 공간이 되어야 하기에 마을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빈집은 도시쇠퇴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자칫 흉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무한한 자원으로 여겨질 수 있다. 앞으로도 개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다방면의 고민이 필요하며, ‘돌돌’은 팔복동 마을 환경을 개선하는 첫 단추가 될 수 있길 바란다.